조은하루랑 님의 블로그

심리학

1. 경제학이 놓친 인간의 심리전통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인 경제인(homo economicus)’으로 가정합니다.즉, 사람은 언제나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는 전제에 기반하죠.하지만 실제 우리의 선택은 어떨까요?할인을 핑계로 원래 사려던 물건보다 더 비싼 제품을 사거나,장기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당장의 만족을 선택하는 행동은 흔히 일어납니다.이처럼 현실의 인간은 수학적으로 계산된 최적의 선택이 아닌,감정과 직관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임을 행동 경제학은 주목했습니다.그리고 이 ‘비합리성’이야말로 우리의 행동을 더 현실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핵심 열쇠라는 것을 보여주었죠.이 지점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2. 인지 편향이 우리의 판단을 왜곡한다우리가 비합리적인 ..

심리학

1. 미신은 불확실성 속에서 태어난 심리적 방어기제인간은 본질적으로 예측 가능성과 통제감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삶에는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우리는 그 불확실성 속에서 심리적 안정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미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특히 고대 사회나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는자연재해, 질병, 죽음과 같은 현상을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에,신이 나 영혼, 상징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했습니다.심리학에서는 이를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부릅니다.예를 들어, 시험 전 특정 펜을 써야만 성적이 잘 나온다고 믿는 행동은실제로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자신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을 통해 불안을 줄이려는 ..

심리학

1. 시선의식은 본능인가, 학습된 심리인가?"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이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흔한 고민이지만, 그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진화적으로 생존 전략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고대 인류는 무리에서 소외되면 생존이 어려웠기 때문에, 집단 내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이 곧 생존이었죠.오늘날에는 생존의 위협은 없지만, 우리는 여전히 ‘평가받는 존재’로서의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갑니다.특히 SNS 시대에 접어들며, 타인의 시선은 더 이상 물리적 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의 좋아요, 댓글, 조회수로 확장되었습니다.그 결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도 끊임없는 타인 인식 상태 속에 갇히며,‘어떻게 보일까’에 몰입한 나머지, ..

심리학

1. 인간의 뇌는 이성보다 감정을 먼저 작동시킨다흔히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 말하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이성을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감정은 위협이나 기회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며,이는 생존을 위한 진화적 적응 과정에서 비롯된 기능입니다.뇌 구조상 감정은 주로 "편도체(Amygdala)"에서 발생하며,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전전두엽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합니다.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큰 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는 생각보다 느낌이 먼저 반응하죠.놀라고 움츠리는 행동은 ‘이게 무엇인지’ 이해하기 전,이미 뇌가 감정적 해석을 통해 신체 반응을 이끌어낸 결과입니다.이러한 구조는 정보를 먼저 감정 필터에 통과시킨 뒤,이성이 뒤따라 분석하게 만드는 인간 사고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줍니다. 2. ..

심리학

1. 권위형 리더십 – 규율과 압박 사이의 심리 반응권위형 리더십은 목표 달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며,엄격한 규율과 명확한 지시로 조직을 이끄는 스타일입니다.이 유형의 리더는 성과 중심, 위계 존중, 명확한 책임 분담을 강조하며부하 직원에게는 일관된 기준과 속도, 결과를 요구합니다.초기에는 명확한 기준이 안정감을 주기도 하지만,심리적으로는 위축, 긴장, 창의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특히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는 직원들의 자기표현 욕구를 억제하며,결국 심리적 거리감, 감정적 소외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장기적으로는 직무 만족도 하락과 이직률 증가로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2. 민주형 리더십 – 자율과 참여가 주는 심리적 동기민주형 리더는 의사 결정 과정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고,신뢰를 기반으..

심리학

1. 옷은 단순한 ‘입는 것’이 아니다 – 자아 표현의 도구우리는 매일 아침 옷을 고릅니다.하지만 그 선택은 단지 “추워서”, “유행이니까”라는 이유에 그치지 않습니다.심리학적으로 패션은 자아 정체성(Self-identity)을 표현하는 상징적 언어입니다.즉, 내가 선택한 색, 형태, 소재, 브랜드에는 내가 누구인지, 누구처럼 보이고 싶은지에 대한 메시지가 숨어 있는 것이죠.예를 들어, 강한 원색 계열을 선호하는 사람은 외향적이거나 자기표현 욕구가 강할 수 있고,차분한 무채색 계열을 즐겨 입는 사람은 감정의 안정이나 방어 욕구가 강할 수 있습니다.즉, 우리는 옷을 통해 타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동시에 무의식 속 자아를 조율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는 셈입니다. 2. 무의식은 어떻게 옷을 선택하게 ..

심리학

1. 공감은 언제부터 피로가 되었는가?공감(Empathy)은 오랫동안 인간관계의 핵심 덕목으로 여겨져 왔습니다.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아픔에 함께 반응하는 능력은 사회적 유대감과 신뢰 형성에 필수적인 기능을 합니다.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은 힘들다”라고 말합니다.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따뜻한 연결을 넘어서 심리적 부담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죠.심리학에서는 이를 ‘공감 피로(Empathy Fatigue)’ 또는 ‘정서적 소진(Emotional Burnout)’이라 부릅니다.이는 간호사, 상담사, 사회복지사 등 타인의 감정을 다루는 직군에서 먼저 보고된 현상이지만,이제는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진 현대 사회의 감정적 현상이 되었습니다.SNS를 통해 수많은 타인의 고통, 분노, 상처에..

심리학

1. 고독은 회피가 아니라 성장의 공간이다‘고독’이라는 단어는 흔히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과 혼동되곤 합니다.하지만 심리학에서는 고독을 단순한 ‘혼자 있음’이 아닌, 의식적이고 자발적인 내면 탐색의 시간으로 정의합니다.즉, 혼자 있는 시간은 고립이 아닌 자기 성장을 위한 선택된 공간일 수 있다는 것이죠.바쁜 인간관계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기준에 맞춰 반응하며 살아가지만,오롯이 나와 마주하는 고독 속에서는 진짜 나의 욕구와 감정, 가치를 마주하게 됩니다.심리학자 칼 융은 “혼자 있을 수 없는 사람은 자기 자신과 화해하지 못한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그만큼 고독은 두려운 동시에 치유적인 공간입니다.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 시간은, 진정한 자아를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심리적 휴식처가 됩니..

심리학

1. 기억은 기록이 아니라 ‘재구성’이다우리는 흔히 기억을 마치 비디오처럼 저장된 데이터를 되살리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하지만 뇌 과학과 심리학은 오히려 반대의 입장을 취합니다.기억은 저장된 상태에서 꺼내 쓰는 것이 아니라, 매번 ‘다시 조립’되는 과정이라는 것이죠.즉,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감정, 맥락, 신념에 따라 재해석된 기억을 경험하고 있는 셈입니다.에피소드 기억(episodic memory)은 특히 이런 재구성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기억은 처음 저장될 때도 주관적인 필터를 거치지만,그보다 더 중요한 왜곡은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매번 다르게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그 과정에서 뇌는 비워진 부분을 추론이나 상상으로 ‘채워 넣기’ 때문에,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억은 원..

심리학

1. 왜 우리는 거절을 두려워하는가? – 사회적 뇌의 작용‘거절’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움츠러드는 사람이 많습니다.이는 단지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 본능과 연결된 심리 반응입니다.심리학자 매슈 리버먼(Matthew Lieberman)의 연구에 따르면,사회적 거절을 경험할 때 뇌의 **신체적 통증과 관련된 부위(전측 대상피질, ACC)**가 함께 활성화됩니다.즉, 우리는 ‘거절’을 물리적인 상처처럼 느끼는 뇌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이는 인간이 오랜 진화 과정에서 무리에 속해 살아남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무리에서 소외되거나 배척당하는 것은 곧 생존에 위협이 되는 일이었고,이러한 유전적 본능은 지금까지도 ‘거절’을 실제 위험처럼 인식하는 심리적 경로로 이어졌습니다.그 결과, ..